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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랜선이라고 부르는 LAN 케이블을 공유기나 허브 등에 연결하게 되는데이 때 공유기나 허브 측의 구멍난 연결 단자를 RJ45 포트라고 하고, RJ45 포트에 케이블을 연결하는 부분을 RJ45 커넥터라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RJ45 커넥터를 랜 케이블에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왜 알아야 할까?

사실, 일반적인 경우에는 필요없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다니던 회사에서 프로젝트 중에 필요해서 만드는 경험을 처음 해보았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집에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라고 하실 수 있는데, 단순히 이런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랜 케이블을 바꾸면 네트워크 속도가 얼마나 빨라질까?

이런 엉뚱한 호기심을 위해 CAT6e 랜 케이블, CAT6e RJ45 커넥터, 커넥터 가드, 포설용 요비선, 랜툴을 검색하여 사들였습니다.

랜 케이블을 포설한 첫집의 랜 케이블 사양은 CAT5e였습니다(CAT5e와 CAT6, CAT6e 그리고 CAT5 간의 차이점은 여기를 참고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포설 이후에 큰 차이점을 기대하고 한 것은 아니었고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다만, CAT5를 CAT5e, 혹은 CAT6/CAT6e로 바꾸는 것은 확실한 차이가 납니다. 기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지만 만약 500Mbps 상의 기가인터넷을 사용한다면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직접 경험해봤습니다. 500Mbps의 기가인터넷이 100Mbps 속도가 되는 경험을...).

대략 2005년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 혹은 2010년 이후에 지어진 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의 경우에는 아마 대부분 CAT5e(혹은 그보다 높은 사양의) 케이블이 사용되었겠지만, 그 이전의 집들은 CAT5를 사용한 곳이 많습니다.

랜 케이블 포설은 업체에 맡기면 꽤나 많은 비용이 나오는데, 그보다 낮은 비용 투자와 고생만 감수할 수 있다면 직접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또, 꼭 랜 케이블 포설이 아니더라도 RJ45 커넥터 연결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필요한 대부분의 장비를 갖추고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커넥터 연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커넥터의 내구도와 성공률이 낮아질 뿐입니다.

랜 케이블 준비

제가 글에서 예로 들 케이블은 CAT6 케이블 입니다. CAT6/e나 CAT7는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므로 무리하지 말고 CAT5e를 사용하셔도 성능 면에서 전혀 상관없습니다. 또, CAT6부터는 케이블의 두께가 만만치 않아서 컨트롤이 좀 어려우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J45 CAT6 케이블의 끝 부분

먼저, 사진처럼 케이블 끝을 나름(?) 고르게 잘라 줍니다.

RJ45 CAT6 케이블의 피복을 벗긴 후 모습

피복을 벗길 때 3cm 정도 길이로 벗겨내는 것이 좋습니다. 선을 다듬고 커넥터에 끼울려면 그 정도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가장 바깥쪽 피복을 벗겨낼 때는 커터칼로 케이블을 푹 잘라주는게 아니라 칼집을 낸다는 느낌으로 한바퀴 돌려줍니다. 그런 뒤 칼날이 지나간 부위를 손으로 살짝 살짝 구부려서 잘린 정도를 확인해줍니다. 속이 보인다면 충분히 잘린 것이고, 구부렸을 때 약간 하얗게 된다면 아직 칼날이 충분히 지나가지 않은 걸수도 있으니 그런 부분들은 다시 같은 느낌으로 칼날을 지나가게 해줍니다(니퍼 등으로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커터칼이 훨씬 편합니다).

CAT6 이상의 케이블의 경우 내부 구조가 CAT5/e 케이블에 비해 훨씬 복잡한 편입니다. 위 사진에서 가느다란 철사들이 피복 바로 안쪽으로 위치하고 있고, 또 그 안에는 다소 두꺼운 은박이 실제 케이블 선들을 보호해주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철사들은 사진과 같이 젖혀줍니다.

CAT6 이상의 케이블은 저런 보호층 덕분에 피복을 벗겨낼 때 어느 정도 보호가 되지만, CAT5e 이하의 케이블에는 그런 보호층이 없으므로 피복을 벗길때 내부 케이블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RJ45 CAT6 케이블의 내부 은박 피복

이제 커넥터 가드를 미리 끼워주고, 은박 피복을 약 1cm~1.5cm 정도 남겨두고 니퍼 등으로 살짝 잘라줍니다. 말이 은박이지 상당히 두껍고 튼튼한 재질이어서 커터칼이나 손으로는 사진처럼 잘라내기 어렵습니다. 이제 잘려진 부분을 손으로 잡고 한바퀴 돌리면서 찢어냅니다.

RJ45 CAT6 케이블의 은박 피복을 벗겨낸 후의 모습

은박 피복을 잘라내고 남겨둔 피복을 살짝 벗겨냅니다. 그런 뒤 내부 케이블들을 서로 꼬여있는 4개 그룹으로 나누어 십자 모형으로 젖혀주면 '개재'라고 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CAT6 케이블부터 존재하는 것으로 케이블 간 신호 간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내부 케이블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개재를 바짝 잘라내줍니다.

내부 케이블을 EIA/TIA 568B 규격으로 배치한 모습

내부 케이블을 위와 같이 왼쪽부터 흰주, 주황, 흰녹, 파랑, 흰파, 초록, 흰갈, 갈색의 순서로 가지런히 놓습니다. 초록 그룹과 파랑 그룹이 서로 엉키므로 잘 배열해주도록 합니다.

EIA/TIA-568A와 EIA/TIA-568B

케이블 배치 규격(핀맵)에는 568A와 568B가 있는데, A는 미국, B는 한국으로 생각하시면 되고 사실 어떤 배치든지 상관은 없지만 한국에서는 568B를 주로 사용하므로 동일하게 배치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커넥터에 끼우기

케이블은 준비가 됐으니 이제 커넥터에 끼울 차례입니다.

왼쪽은 가이드, 오른쪽은 RJ45 커넥터

사진의 왼쪽은 내부 케이블을 커넥터에 끼울때 배치에 맞게끔 자리를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커넥터 제품에 따라 가이드가 커넥터 내부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케이블을 가이드에 먼저 끼운뒤 커넥터에 연결하는 것을 선호하여 저 제품을 선택했습니다(다만 가격 차이가 다소 있습니다).

RJ45 CAT6 내부 케이블을 가이드에 끼운 모습

내부 케이블을 가이드 혹은 커넥터에 계획한 대로 잘 끼우는 것이 RJ45 커넥터 연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내부 케이블 중 하나라도 정확한 위치에 들어가지 않게 되거나 커넥터와의 연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케이블은 정상 동작하지 않으므로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실제로 케이블을 끼울 때 CAT5e와 CAT6(혹은 그 이상)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CAT6의 경우 내부 케이블의 두께가 CAT5e에 비해 두껍습니다. 그래서 커넥터 자체의 크기는 완전히 동일하지만 케이블을 서로 겹쳐서 배치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흰주, 흰녹, 흰파, 흰갈은 아래층에 놓고, 주황, 초록, 파랑, 갈색은 위층에 놓아 서로를 겹쳐서 끼우게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끼우는 것이 다소 어려운데, 엇갈려서 놓지 않고 그냥 일렬로 놓고 끼우기를 몇번 시도하다보면 들어가게 됩니다. 저도 이 부분에 있어서 노하우가 없습니다. 😅  주의할 점은 가이드의 한쪽 면이 경사져 있는데 이 경사진 면을 위로 했을 때 제일 왼쪽에 흰주가 와야 합니다.

CAT5e의 경우 일렬로 끼우게 되어 있으므로 훨씬 쉽습니다. 다만, CAT5e 커넥터의 경우 가이드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그럴 경우 커넥터에 직접 끼워야되며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CAT5e 커넥터에 직접 끼울 경우 내부 케이블이 커넥터의 끝부분(랜 포트와 맞닿는 부분)에 딱 붙도록 쭈욱 밀어주어야 합니다. 커넥터 끝을 바라봤을 때 뭔가 흐리멍텅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최대한 밀어주는게 좋습니다.

RJ45 CAT6 커넥터에 케이블을 끼운 모습

CAT6 케이블을 가이드에 끼운 상태로 최대한 가이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커넥터에 밀어넣어줍니다. 이 때는 뭔가 걸리거나 소리가 난다거나 하는 것이 없으므로 그냥 최대한 밀어준다는 느낌으로 넣습니다. 외부 피복 바로 안쪽에 있던 얇은 철사들은 커넥터 안쪽으로 최대한 넣어주고 잘 안들어간 철사들은 커넥터와 케이블 경계쪽에 잘 감아서 최대한 깔끔하게 만듭니다.

이제, CAT5e와 마찬가지로 내부 케이블이 커넥터 끝에서 잘 보이는지 확인해줍니다.

어려운 일은 이제 끝났고, 결단만 내리면 됩니다.

커넥터와 연결하기

앞서 결단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실제로 커넥터와 연결하기 전까지는 커넥터(+가이드)를 빼낼 수 있지만, 연결하고 나면 커넥터를 케이블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불량이 발생한 경우 잘라내고 여분의 커넥터로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야 합니다.

RJ45 커넥터를 랜툴에 끼운 모습

이제 결심이 섰다면 랜툴에 커넥터를 사진처럼 끼웁니다(커넥터를 랜툴에 끼울 때 는 랜포트에 끼울때와 마찬가지로 '틱'하는 소리가 납니다). 커넥터가 잘 들어갔다면 이제 랜툴 손잡이를 움켜잡고 꾸욱 끝까지 당겨줍니다.

만약 랜툴이 없는데 살 마음은 없고 연결은 하고 싶다면 방법이 있습니다. 커넥터의 아래쪽에 사각형으로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우선 그 부분을 일자 드라이버로 최대한 꾸욱 눌러줍니다. 그러면 케이블이 커넥터에 고정되게 됩니다. 그런 뒤, 커넥터가 랜포트와 접촉되는 8개의 금도금(제품에 따라 금도금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핀을 롱로우즈 등으로 꾸욱 눌러줍니다. 커터칼 같이 비교적 예리한 도구로 정확히 눌러주는 것이 더 낫습니다만 쉽지 않을 겁니다.

이 방법은 앞서 말한대로 커넥터의 내구도를 떨어뜨리고 불량 확률은 올라가게 됩니다. 왜냐하면 핀을 누를 때 핀이 내부 케이블을 누르면서 내부 케이블의 피복을 벗겨내고 맞닿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을 확률이 크며, 이 과정에서 케이블 외형에 변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러한 변형으로 인해 랜포트에 꽂을 때 잘 안맞게 될 수 있는 점도 단점입니다).

RJ45 커넥터를 케이블에 성공적으로 연결한 모습

테스트

케이블이 완성되었으면 테스터기로 테스트를 해야 합니다. 이 글을 쓸 때 테스터기를 찾지 못했는데, 언젠가는 나오겠죠. 꼭 나와야 할 텐데, 이런거 은근 돈 아깝습니다. 😭

보통 테스터기는 두 가지 파트로 되어 있고, 케이블의 양쪽 커넥터를 두 파트에 각각 끼운 후 버튼을 누르면 소리와 LED로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바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불량일 때가 매우 당황스러운데, 대부분의 테스터기는 어느 커넥터가 불량인지 또 어떤 핀이 불량인지 알려줍니다. 사실 어떤 핀이 불량인지 알아도 수리는 불가능하고 눈물을 머금고 잘라낸 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

마치며...

사실 굉장히 귀찮은 작업이고 실패했을 때 정신 데미지가 다소 있긴 하지만, 몇번 하다보면 상당히 능숙해지고 실패 확률도 점점 낮아지는 거 같습니다.

랜 케이블이야 시중에 널리고 널린 것이 사실이지만, 때로는 직접 만들어야 할 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 호기심에 만들어 볼수도 있고, 딱 맞는 길이의 케이블을 만들고 싶을 수도 있겠죠?(다만 케이블 포설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고 나면 뿌듯한데 정말 어렵습니다)

아무튼 필요하신 분들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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