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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P는 극악의 발열로 악명이 자자합니다. 오죽하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써멀패드를 이용해 발열을 백플레이트로 전달시켜 온도를 낮추는 시도까지 나왔을까요?

써멀패드를 활용한 시도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거 같습니다. 위 영상을 보시면, VRM이라는 모듈이 나오는데요, Voltage Regulator Module의 약자로 보통 메인보드에서 CPU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듈로 MBP에도 존재합니다.

위와 같은 시도들은 VRM을 식히기 위해 VRM과 백플레이트 사이에 써멀패드를 두어 열을 전도시키려는 것입니다. MBP의 백플레이트가 알루미늄이라 열을 잘 흡수하고 또 잘 방출하는 특성을 이용하려는 것이죠.

저런 좋은 방법이 있는데 왜 다른 시도를?

써멀패드를 붙이는 방법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먼저 백플레이트를 MBP에서 분리시켜야 하므로 정식 A/S 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죠. 더구나 제가 사용 중인 MBP는 회사 지급품으로 제 마음대로 백플레이트를 분리시키고 써멀패드를 붙이기에는 너무나도 부담스러웠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T-CON 보드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T-CON 보드와 히트 싱크(출처: https://ko.ifixit.com/Answers/View/674083/What+is+required+to+install+the+2019+MBP+16+VRM+Cooling+Mod)

T-CON 보드에서 발생하는 열을 히트 싱크가 가져가고 공기가 환풍구(vent)를 통해 나갈 때 식혀지는 구조인데, T-CON 보드의 VRM에 써멀패드를 붙이게 되면 히트 싱크 쪽으로 열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T-CON 보드 자체에 무리가 온다는 얘기가 있습니다(참고: https://ko.ifixit.com/Answers/View/674083/What+is+required+to+install+the+2019+MBP+16+VRM+Cooling+Mod).

T-CON 보드에 무리가 와서 겪을 수 있는 현상은 내장 키보드, 디스플레이 손상 그리고 배터리 과전압 충전으로 인한 부풀음 등이 보고되어 있다고 하니, 왠만하면 시도하지 않는 것이 나을 거 같네요.

그럼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끝나지 않는 논란

노트북의 열을 식히기 위한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문제적 방법은 노트북 쿨러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노트북 쿨러는 거치대의 역할을 함께 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며, 아래에서 위로 바람을 전달하여 노트북의 백플레이트를 식혀줍니다.

물론 최근에 게이밍 노트북을 위한 쿨러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노트북 쿨러가 소용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나름 과학적이라고 판단될 만한 의견들만 선별했습니다),

  1. 발열 설계 상 노트북은 노트북 내부의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어 열을 식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외기를 아무리 불어넣어봐야 내부 구조물을 직접적으로 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2. (외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의 공기를 계속해서 쐬어주면 노트북의 외부면의 온도가 내려가고 그로 인해 내부의 열이 상대적으로 더 잘 전도되어 내부의 열이 내려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노트북의 외부 재질이 알루미늄과 같이 열전도가 잘 되는 재질이 아닌 이상 어렵다. 설령 맥북과 같이 알루미늄 재질을 갖춘 노트북이라 하더라도 내부 구조물과 외부의 플레이트가 맞닿아 있지 않는 이상 열을 직접적으로 식힐 만한 전도율은 기대하기 어렵다.
  3. (1번과 2번의 의견을 합쳐서) 설령 내부 구조물과 외부의 플레이트가 잘 연결되어 열전도가 잘 되더라도 부작용(외부 재질이 뜨거워져 사용하기 난감하거나 앞서 말한 VRM 사례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반대 의견 중에는 실제 증명되거나 과학적이라고 판단될 만한 의견은 제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 또한 노트북 쿨러가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 인지라 편견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정녕 방법이 없단 말인가요?

다른 노트북은 잘 모르겠지만 MBP의 구조를 보면 어디를 식혀줘야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빨간색 사각형 영역이 VRM이 위치한 곳입니다(출처: https://imgur.com/a/CCb0EY6).

위 그림의 위쪽 빨간색 사각형 바로 아래에 U자로 된 구조물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양쪽에 있는 에어 플로우와 히트 싱크에 연결된 히트 싱크 파이프라인입니다. 이 히트 싱크로 열을 모아 배기 시의 공기로 환원시켜 배출시키는 것이 MBP 발열 설계의 원리입니다.

실제로 MBP의 윗면을 더듬어 만져보면 숫자 키 6번과 7번 영역이 가장 뜨거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그 위쪽의 터치 바, 그리고 터치 바 위쪽의 공면 또한 만만치 않게 뜨겁습니다(저는 풀로드 시에 5초 이상 만지고 있기 어렵더군요).

그래서 '여기를 식혀주면 되겠구나!'라는 아이디어로 방법을 이리저리 찾다가 이런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두둥, 무려 수냉식! (출처: https://dpg.danawa.com/news/view?boardSeq=60&listSeq=2957270&past=Y)

내부에 냉매 역할을 하는 젤이 들어있고 물통에서 나온 관이 젤 사이를 돌아다니는 구조로, '와! 이거다!'하는 생각으로 제작사의 쇼핑몰을 찾아봤으나 이미 단종된 것으로 보입니다. 😫

그러던 어느 날 냉동실에 들어있는 자그마한 아이스 팩을 보게 됐는데, '어? 이거면 될거 같은데?!'라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실험에 돌입!

와이프에게 이런거 없냐고 물어보니 냉동고에 대량으로 입고(?)되었습니다.

적용 전 측정

제가 사용 중인 MBP 15(2018)는 평상 시에 대략 60도에서 64도 정도를 오갑니다. 3시 40분 경에 온도가 쭈욱 올라간 것은 의도적으로 제가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빌드하여 CPU 로드가 올라가 발생한 열입니다.

풀로드가 발생한 직후에 3시 42분 경에 60도 밑으로 떨어진 이유는 냉각 팬의 RPM이 높아져 냉각이 진행되어 60도 아래로 떨어졌다가 RPM이 낮아지면서 다시 60도를 넘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이후부터의 온도 측정은 모두 IDLE 시의 온도입니다. 약간의 마우스 커서 이동 등의 움직임 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따로 언급하지 않는 한 모두 CPU PECI 수치입니다.

선풍기로 외부 공기를 쐬어주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논란의 노트북 쿨러를 실험해보고 싶었는데, 저는 노트북 거치대 겸용 쿨러가 없기 때문에 탁상용 쿨러를 이용했습니다.  두 가지 방식으로 외기를 불어넣어줬는데, 첫번째는 MBP의 히트 싱크를 통해 바람이 나오는 배출구 가운데에 선풍기를 두고 바람을 쐬어주는 것이고, 두번째는 MBP의 키보드 위에 바람을 쐬어주는 방식입니다.

선풍기를 양쪽 배출구 가운데에 놓고 켠 시각이 3시 57분, 끈 시각이 4시 정각, 다시 4시 3분에 키보드 위쪽에 쐬어주기 시작, 4시 9분 경에 선풍기를 껐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선풍기를 통한 의미있는 온도 변화는 측정할 수 없었습니다.

거치대용 쿨러를 사용해 백플레이트를 냉각해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제품으로 나와있는 노트북 거치대용 쿨러에 대한 실험 결과나 의견을 낸 것이 아님을 강조합니다.

MBP의 냉각팬을 100%로 돌리면 온도가 얼마나 떨어질까?

MBP의 냉각 팬을 수동으로 100% 가동하게 되면 온도가 얼마나 내려갈지 궁금했습니다. 4시 14분에 가동했고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하여 20분 경에 53도에 도달하였고 그 이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26분에 냉각 팬의 RPM을 시스템 컨트롤로 바꾸자 온도는 급속도로 올라갔습니다.

아이스팩 등판!

걱정되어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맥북을 아이스팩 위에 올려놓으시면, 아이스팩이 녹으면서 발생한 물 혹은 온도 차로 발생한 물로 인해 쇼트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위험을 감수겠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섣불리 따라하지 마세요. 저는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했는데, 하다보니 살짝 무섭더라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MBP가 아이스팩 위에 등판한거죠. 🤣 사진을 보면 백플레이트와 아이스팩 사이에 유격이 다소 존재하는데, 아이스팩이 녹으면서 자연스레 빈틈이 매워집니다.

사진에서는 아이스팩을 하나만 두었지만, 이후에 하나를 더 추가해 나란히 두고 그 위에 MBP를 올려두었습니다.

빨간색 선이 아이스팩 등판 시점, 파란색 선이 냉각팬 100% 가동 시점

아이스팩을 4시 31분에 등판시켰고, 이후 온도는 47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이 때 냉각 팬의 RPM은 1200 rpm 정도로 IDLE 시의 냉각팬 속도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이스팩만의 힘으로는 47도 아래로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았고 47도까지 떨어지는데 거의 3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4시 43분 경부터 온도가 약간 튀는데 이는 아이스팩 추가로 인한 것입니다. 50분 경에 갑자기 50도 초반까지 온도가 올라갔는데 그 원인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스팩만으로 47도까지 떨어지는데 약 35분 정도가 걸렸고 그보다 더 낮추기 위해 5시 11분에 냉각팬을 100%로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3분만인 5시 14분에 40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인 5시 19분 경에 드디어 39도를 기록했습니다. 아쉽게도 39도에서는 그리 오래 머무르지는 못했지만 (대략 5초 정도...) 어쨌든 30도대를 진입하긴 했습니다.

이 글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30도대에 진입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표였는데 아주 짧았지만 달성하긴 했습니다. 제가 30도대를 목표로 잡은 이유는 M1 프로세서가 30도대의 온도를 보인다고 하는데 인텔 MBP는 30도대를 기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CPU PECI가 40도일 때 전반적인 온도 현황

위에 온도 현황을 보시면 아주 이상적인 상황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CPU의 평균값이 40도를 넘지 않고 두 개의 GPU 역시 40도를 넘지 않습니다. Thunderbolt Right Proximity가 가장 높은데 외장 모니터가 PD 모드로 연결되어 있어 더 이상 낮추는 것은 어려워 보였습니다. 아이스팩을 우측으로 약간 치우쳐서 두면 좀 달라질까요? 🤔

위 4개의 그래프를 보시면 온도 변화가 대략 어느 정도인지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배터리를 빼놓고 모두 CPU와 패턴이 같습니다. 배터리는 매우 빠른 속도로 하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스팩이 모두 녹은 후

아이스팩은 등판 이후 2시간 10분(약 8시 40분쯤)만에 거의 다 녹아버렸습니다. 즉 아이스팩은 상온 상태로 변해버렸고, 그 상태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캡쳐 해두었던 이미지 등의 사이즈 변경이나 약간의 웹 서핑 등을 하면서 말이죠.

전반부 쪽에 온도가 좀 떨어졌던 이유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웠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는 동안 온도는 52도에서 56도를 왔다 갔다했고, 심한 경우에는 58도까지도 올라가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IDLE 시에는 50도까지 내려가며 아쉽게도 그 이상으로는 내려가지 않네요.

그래서 아이스팩은 사용할만한가?

아이스팩을 노트북 냉각 용도로 사용할 경우 주의 사항을 앞서 알려드린 바가 있습니다. 아이스팩이 녹으면 결국 물이 응결되고 이로 인해 노트북에 손상이 갈만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주 심한 경우 감전 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얼린 아이스팩을 맞댈 경우, 노트북 내부와 외부의 온도가 심해져 노트북 내부에 응결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노트북 내부에 응결이 생겨 물이 조금이라도 전기와 만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이스팩이 모두 녹은 후 확인해본 결과 노트북 외부에는 물이 그렇게 많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아이스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긴 하지만, MBP와 아이스팩이 맞닿는 부분을 MBP의 가운데로 한정한다면 아마도 외부에는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외부 재질이 알루미늄인 노트북인 경우 외부로 잔여 전류가 흐르지 않는지 꼭 확인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또 바닥에 물이 고일 수 있기 때문에 USB 케이블 등의 전선이 닿지 않도록 미리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위험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아이스팩을 얼린 상태로 사용하시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시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반드시 앞서 말씀드린 부분들을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또 그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제가 권장하지 않음을 밝혔기 때문에 저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도 미리 말씀드립니다.

얼리지 않은 아이스팩은 권장합니다!

얼리지 않은 아이스팩은 노트북과 접촉시켜도 온도 차가 아주 크지 않아서 물의 응결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주의 사항이 모두 해당되지 않을 겁니다. 물론, 아이스팩이 터지는 경우 노트북에 어떤 영향이 갈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이 글을 아이스팩이 녹은 시점부터 지금까지 약 3시간에 걸쳐 작성 중인데 한번도 60도를 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스팩 없이 냉각 팬의 RPM을 100%로 가동한 경우 어떤 작업을 할 경우 60도를 넘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아이스팩을 두고 사용한 경우에는 60도를 넘는 경우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최저 온도는 아이스팩이 없는 경우 대비 2~3도 정도의 차이라 그리 크지 않지만 (풀로드는 아니지만) 사용시 최고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는 부분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 같습니다. 또 그래프 상으로 봤을 때 온도 하강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아주 정밀하게 관찰한 것은 아니어서 저의 편견일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참 그리고 한 가지 단점이 있는데... 모냥이 좀 빠져요.

끗!

번외편: 아이스팩을 병렬이 아닌 직렬로 놓으면 어떻게 될까?

아이스팩을 나란히 옆으로 놓는게 아니라 위 아래로 포개어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래는 얼린 아이스팩, 위에는 상온의 아이스팩을 놓는 것이죠. 그리고 제일 아래에는 수건을 깔아 물이 바닥에 흥건해지는 것을 방지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 같아 해보았습니다.

IDLE 시에 CPU PECI가 45도까지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작업 시의 온도는 대략 51~53도 정도가 됩니다. 확실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얼린 아이스팩을 MBP와 맞대었을 때에는 40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45도로 대략 5도 정도의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위 그래프는 적용 전 측정 세션에서 대조용으로 했던 프로젝트 빌드의 프로젝트와 동일한 프로젝트를 다시 빌드해본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냉각 팬 조정과 아이스팩이 없을 때는 100도에 달했지만, 냉각 팬 조정과 아이스팩으로 온도가 76도로 낮아졌습니다.

얼리지 않은 아이스팩이 주는 온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얼린 아이스팩 위에 얼리지 않은 아이스팩을 포개어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다만, 아이스팩이 4개가 필요하고 노트북의 균형을 잘 잡아줘야 한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수분 응결의 문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므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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